컨설팅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문제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라 말할 수 있다. 예전에는 복잡한 현상을 마주하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연했지만, 지금은 거대한 문제라도 논리적으로 쪼개고 핵심 요소를 우선순위에 따라 접근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실제로 컨설팅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수행하면서 체화된 이 논리적사고와 데이터기반의사결정 습관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개인적인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컨설팅이 어떻게 사고방식을 재편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실무와 일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MECE 원칙으로 문제를 ‘빠짐없이, 겹치지 않게’ 분해
컨설팅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는 기법 중 하나가 바로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원칙이다. 이는 문제의 모든 요소를 중복 없이 나누고, 누락 없이 전체를 포괄하도록 구성하는 방법이다. 예전에 내가 한 제조업체의 비용 구조를 분석할 때, 단순히 “인건비가 높다” “물류비가 문제다” 수준으로 뭉뚱그려 이해했다면, 컨설팅 후에는 인건비를 다시 정규직·계약직·현장직 등으로 세분화하거나 물류비를 보관비·운송비·포장비 등으로 나눠 정확한 원인을 파악했다. 이렇게 MECE를 적용하면, 문제를 놓치지 않고 완전하게 분석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2. 이슈 트리와 루트코즈 분석을 통한 체계적 문제 해결
컨설팅을 하다 보면, 단순한 현상 파악을 넘어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이슈 트리와 루트코즈 분석이다.
- 이슈 트리(Issue Tree)
문제를 대분류에서 소분류로 내려가며 구조화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의 매출이 줄었다면, 이를 ‘가격 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유통 경로’처럼 세분화해 원인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더 핵심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관련 대책을 집중적으로 세울 수 있다. - 루트코즈(Root Cause) 분석
표면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근본 원인을 찾는 접근이다. 한 번은 “이 회사는 고객 불만이 많다”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루트코즈를 파고들어 보니 고객 CS 교육이 제대로 안 되어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단순히 “불만이 많다”에서 멈추지 않고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끝까지 추적하는 태도가 문제해결전략의 핵심이라고 느꼈다.
3.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습관
컨설팅은 데이터기반의사결정을 중시한다. 과거에는 감각이나 ‘경험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컨설팅 경험을 쌓으면서 “숫자가 말해주는 근거가 없다면 의견은 단순 추측에 불과하다”는 걸 실감했다.
- ROI(투자수익률), CAC(고객 획득 비용), 전환율(Conversion Rate) 등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이 여행지 갈까 말까” 고민할 때 비용·거리·날씨·즐길 거리 등 데이터를 수집해 종합 평가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처럼 컨설팅의 데이터기반의사결정 사고방식은 업무뿐 아니라 재테크, 쇼핑, 여행 등 일상 영역에도 스며든다. 실제로 내가 알고 지내던 동료 컨설턴트는 집을 구할 때도 “지하철역까지 거리, 교통비, 주변 학군 지표, 향후 집값 상승률” 등을 모두 수치화해 비교하곤 했다.
4. 컨설팅이 사고방식을 바꿔놓은 실제 사례
한 제조업체가 갑작스러운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을 때, 처음에는 “물류비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왔다. 하지만 컨설팅 팀이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보니, 물류비보다 ‘재고 과잉’이 더 큰 문제였다. 재고 보관비와 재고 폐기 손실로 인한 부담이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이었고, 물류비 절감의 효과는 그에 비해 훨씬 적었다. 결국 재고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자, 연간 10% 이상 비용을 절감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문제를 감으로만 판단했을 때와 논리적·데이터 중심으로 접근했을 때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깨닫게 되었다.
5. 컨설팅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가치: 사고방식의 전이
컨설팅을 하며 얻은 논리적이고 구조화된 사고법, 그리고 MECE나 이슈 트리처럼 체계적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는 단지 프로젝트 한두 건을 해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내 경우에도 컨설팅 이전에는 복잡한 문제를 보면 스트레스부터 받았지만, 지금은 “어떻게 쪼개야 효율적일까?” “어떤 데이터를 우선 확보해야 할까?”를 먼저 떠올린다. 이는 새로운 직장이나 사업을 시작해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강력한 도구다.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힘
컨설팅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 논리적사고 기반의 MECE 원칙과 이슈 트리 활용
- 데이터기반의사결정을 통해 감이 아닌 숫자로 판단
- 문제해결전략을 체계화하며 어떤 상황이든 근본 원인을 찾아 집중 공략
- 업무뿐 아니라 개인 생활에서도 객관적인 의사결정 습관이 자리 잡음
결국 컨설팅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가치란, 어느 산업이나 업무를 맡더라도 논리적으로 문제를 구조화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여러 분야에 적용되며,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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