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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투자 계약을 맺을 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조항 중 하나가 바로 ‘청산 우선권’이다. 청산 우선권은 매각(M&A)이나 청산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때, 투자자가 창업자와 일반 주주보다 먼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는 투자자에게는 필수적인 안전장치지만, 스타트업 창업자 입장에서는 기업 매각 시 기대했던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1. 청산 우선권의 기본 구조

청산 우선권은 주로 1배수(1x) 또는 2배수(2x) 형태로 설정된다. 더 나아가 투자금만 먼저 회수하는 **비참여형(Non-Participating)**과, 원금을 회수한 뒤 잔여 재산 분배에도 참여하는 **참여형(Participating)**으로 나뉜다. 비참여형은 투자자가 투자금이나 지분 중 하나만 선택하므로 창업자와 일반 주주가 가져갈 몫이 일정 부분 보장된다. 반면 참여형 청산 우선권을 허용하면, 투자자가 매각 대금 대부분을 가져갈 위험이 커진다.


2. 투자자 입장에서의 청산 우선권

투자자들은 스타트업투자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청산 우선권을 활용한다. 투자금 회수 우선권을 통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최소한의 보전을 기대할 수 있다. IPO나 M&A전략을 고려할 때, 청산 우선권이 있으면 투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이 낮아져 투자를 결심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내가 과거 진행한 컨설팅 프로젝트에서도,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가 폭등하기 전 전환 우선주와 함께 청산 우선권을 확보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거둔 사례가 있었다.


3. 창업자와 초기 주주가 겪을 수 있는 문제

청산 우선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회사가 성공적으로 매각되더라도, 투자계약협상 시 과도한 배수나 참여형이 포함되면 창업자와 초기 주주가 얻을 수 있는 몫이 거의 없게 된다. 나 역시 협상을 돕던 스타트업이 2배수 이상의 참여형 청산 우선권을 인정해버려, 매각 후 거의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이는 잘못된 조항 설정이 얼마나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창업자는 계약 체결 전 청산 우선권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4. 협상 시 주의할 핵심 포인트

첫째, 1배수 비참여형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자의 기본적인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창업자와 일반 주주들도 합리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청산 우선권이 IPO 시점에도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각뿐만 아니라 IPO 시에도 투자자가 우선적으로 이익을 회수한다면, 회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했음에도 창업자의 지분 가치가 충분히 실현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법률·재무 자문을 통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M&A전략을 포함한 장기적인 기업 운영 방안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수다.


5. 실패 사례와 해결책

이미 여러 사례에서 창업자들이 청산 우선권 조항 때문에 마땅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일이 발생해왔다. 이런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컨설팅 관점에서 세밀한 시나리오 분석이 필요하다. 투자금 회수 우선순위가 어떻게 설정되고, 기업 가치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해야 창업자와 초기 주주가 의미 있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미리 시뮬레이션해본 뒤 계약서에 구체적인 옵션을 반영하는 방안이 좋다.


결국 청산 우선권은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신뢰 관계와 장기 전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자에게도 필요한 조항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무심코 넘겼다가 매각 단계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스타트업투자 협상에서 청산 우선권이 갖는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결과를 안겨줄 핵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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